오여사가 불러서 얼음골 간다
아까운 꽃잎 다 지고 만다고
새벽부터 애가 닳아
환갑 지난 소녀의 가슴에
봄날이 불붙고 있다
산자락 들추고
벚나무 꽃기둥 들어서면
개나리 홍도화 철쭉들 사이로
환한 웃음 먼저 달려나온다
두릅이며 곰취며 햇고사리며
지나는 풀벌레 소리도 저녁상에 불러
흥겨운 잔치를 열 줄 아는 사람
왼종일 사과밭 뒤지다가
해 지면 싸악 씻고 내려와
시인도 되고 큰누님도 되는
보기 좋아라
한 송이 들꽃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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